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20일 만에 활동 중단
4차 회의서 휴지기 갖기로 결정···“합의된 재개 날짜 없다” 대한의학회·KAMC, “政·與, 사태 해결 의지 없어···더 이상의 협의 의미 없다” ‘2025년 정원 조정 불가’, ‘與 대표 국립의대 신설 지지 발언’ 등 “신뢰 문제 생겼다”
지난달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불과 20일 만에 활동을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게 됐다.
지난 1일 오후 진행된 여야의정 협의체 4차 회의에서 정부·여당·의료계 참여자들은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핵심 안건이었던 ‘2025년도 정원 조정’을 놓고 의정 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부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의료계가 협의체 ‘탈퇴’를 선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만희 의원(국민의힘)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 정원 변경을 지속해 요청했지만, 입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다”며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공식적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된 회의 재개 날짜는 없다”며 “휴지기 동안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와 대화를 지속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입시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급박한 현실에서 유연한 정책 결정을 통해 의정사태 해결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보여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으나, 정부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며 “제안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부하면서 정책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일관된 입장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 이상의 협의는 의미가 없으며, 정부와 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한의학회와 KAMC(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 의료계 단체는 지난달 29일 ‘한동훈 여당 대표의 협의체 미참여’, ‘한동훈 여당 대표의 경상북도 국립의대 신설 지지 발언’, ‘정부의 2025년 정원 조정 불가 일관’ 등 정부의 태도에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진정성 및 신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회의를 통해 협의체 탈퇴 여부를 논의했다.
어렵게 만들어진 협상 테이블이 허무하게 멈춰 선 가운데,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