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검진으로 예방 가능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 15~34세 여성 암 발생 4위 정기검진·골반 진찰로 발견 많아
순천향대 부천병원(원장 문성호)은 자궁경부암이 국내 15~34세 여성 발생률 4위에 달하며, 예방을 위해 정기 검진과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지난 5일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6~12개월 이상 만성적·지속적 감염이 주요 원인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6.7명(2009~2013)에서 14.2명(2014~2018)으로 줄었지만, 2022년 기준 15~34세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0만명 당 5명으로 여성 발생률 4위다.
HPV는 약 100개의 유형이 있으며, 감염 시 고등급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발생 위험을 250배 높인다. 고위험군 HPV는 15개로, 전체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16형 △18형과 약 20%를 차지하는 △31형 △33형 △45형△52형 △58형 등이 있다.
위험인자는 △이른 첫 성교 연령 △여러 명의 성교 파트너 △위험도가 높은 성교 파트너 △성매개성 감염 과거력 △HPV 관련 외음 및 질 이형성 과거력 △정기 검진을 받지 않은 자 △흡연 △다산력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만성 면역 저하 등이 꼽힌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초기에 정상 생리 사이와 폐경·성교 후 간헐적으로 비정상 질 출혈이 나타나며, 묽고 수분이 많은 분비물에 약간의 피가 섞여 나온다. 병변이 아주 작은 초기에는 이 같은 증상도 나타나지 않아 골반 진찰과 정기 검진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이 증식하면 출혈 증상의 빈도가 늘고 심해진다. 점차 △2차 감염으로 인한 악취나는 분비물 △폐쇄성 하부요로 증상 △체중 감소 △하부 방광 압박감·골반통 등을 동반한다. 골반 측벽에 종양이 침윤되면 하지 부종, 옆구리 통증, 좌골신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직장 쪽 침윤은 배뇨곤란, 혈뇨, 배변곤란 등을 보이며, 누공 발생 시 질로 소변이나 변이 나오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는 “국내 HPV 감염률은 10~15%로 보고되며, 대부분 사춘기 및 젊은 여성에서 HPV 감염은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9~15개월 이내 자연 소실된다”고 말했다. 이어 “HPV에 이미 감염되었더라도, 감염되지 않은 유형에 대해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진단법은 세포진검사와 자궁경부확대경검사를 선별적 시행하며, 육안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질 확대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를 실시한다. 종양이 내자궁경부에서 발생해 조직검사가 힘들거나 의심 병변을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내자궁경부 긁어냄술이나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초기에는 원추절제술이나 단순 자궁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를 실시하며, 나머지는 광범위 자궁절제술과 골반 림프절절제술이 시행된다. 이후 병기는 수술적 치료보다 방사능·항암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방사선치료는 모든 병기에 적용 가능하며 수술 치료와 비슷한 성적을 낸다. 수술 후 고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추가로 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수술·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 시 △1~2기 약 80~90% △3기 약 60%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효과적 항암 치료 약물이 많지 않아 진행된 병기나 재발 시 예후가 불량하다.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와 표적치료제 효과가 증명돼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와 진행된 병기 환자의 생존율 향상이 기대된다.
박 교수는 “만약 원추절제술 치료 종료 후 임신을 한 경우 자궁경부가 짧아질 수 있으며,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궁경부무력증 위험이 증가한다”며 “따라서 임신 초기부터 고위험 임산부 관리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이행되기 전 오랜 기간 전암병변의 단계를 거치고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다”며 “여성이라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백신의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