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연구醫, “BMI 하나로 비만 다 대변할 수 없어”
이철진 회장, 미국 FDA 기준에 따라 BMI 30 기준 처방에 의문 제시 “동양인 취약성상 만성 질환·대사 증후군 발생 체중 기준 서양과 달라” 김민정 이사장 “비만 치료 잘할 수 있도록 교육이 가장 중요”···전문가 과정 신설도
비만치료제가 미국 FDA 허가 임상 기준(BMI 30)으로 처방되고 있는 것에 대해 동양인의 취약성을 고려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철진 대한비만연구의사회(이사장 김민정) 회장은 지난 1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6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MI 하나로 비만을 다 대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현재까지는 BMI 30(동반 질환이 있을 경구 BMI 27) 기준으로만 모든 비만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 미국 FDA 기준으로 들어온 약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똑같은 기준으로 쓸 수밖에 없다”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BMI로 모든 걸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얘기가 나오는 추세다. 지금 유럽에서도 BMI, 동반 질환, 심리적인 상태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만의 기준을 찾으려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동양인의 취약성상 만성 질환과 대사 증후군이 발생하는 체중 기준이 서양인 기준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동양인의 비만 기준은 BMI 25이고, 동반 질환이 있을 때는 BMI 23부터 처방하는 게 원래 논리적으로 맞을 것”이라며 “공동 연구의 최종 데이터는 안 나왔지만, 우리나라 역시 동양인 데이터의 기준(BMI 23~25)과 얼추 비슷한 22.9와 24.9에서 데이터가 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방 기준인 BMI 30을 지키지 않을 경우 “‘도덕적으로 잘못 썼다’는 비판에 노출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비만연구의사회는 지난해 위고비 국내도입으로 비만 치료에 대한 많은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학술대회를 마무리했다. 약 1500명의 회원이 참가했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20~30% 증가한 수치이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비만개론’, ‘비만체형’, ‘탈모피부쁘디’를 주제로 3개의 강의장과 ‘비만 전문 인증의 교육’이 함께 진행됐다.
특히 비만개론 강의장에서는 새로운 비만 약물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로, Semaglutide의 기전과 작용, 그리고 실전 임상 강의가 이뤄졌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Tirepatide와 향후 등장할 비만치료제에 대한 강의도 진행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사장은 “개원가 중심의 학회인 만큼 개원 의사들이 비만 치료를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전문가 과정도 신설하고, 이번 학회 프로그램 등도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썼다”며 “이번 학술대회 강의가 회원들에게 GLP-1 제제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