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빼빼로데이
  • 의사신문
  • 승인 2013.11.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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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난 의사' 김현식의 Dance와 Sex 그리고 Sexuality 〈49〉

오늘 11월11일은 빼빼로데이라 하여 청소년이나 미혼 남녀는 물론 일부 성인들까지도 긴 막대 모양의 비스켓에 초콜릿을 입히거나 그와 비슷한 과자인 빼빼로를 서로 선물하면서 11월11일을 기리고 있다.

1990년대 초에 숫자 1을 닮은 가늘고 길쭉한 과자 빼빼로 처럼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친구끼리 선물했다는 설과 1995년 11월11일은 수능 11일 전으로 이날 빼빼로를 먹으면 수능을 잘 본다는 속설을 기대하며 후배들이 수능을 치르는 선배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하여 시험을 앞둔 중압감을 떨쳐내려 했다는 얘기이다.

물론 빼빼로를 생산하는 롯데제과 등 제과 업체들이 판촉을 위한 상술로서 천민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신랄한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또한 지난주에는 수능이 끝나서 수 십 만명의 학생 청소년들이 무거운 학업과 시험의 짐을 벗어던지고 간만에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젊은이들과 청춘 미혼남녀들 그리고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OB 계층들까지 빼빼로 선물로 즐거운 한때를 경험할 것이다.

필자도 유치원선생인 여식이 그전 학생때부터 무슨 무슨 기념일들을 잘 챙겨줘서 딸 키운 재미와 즐거움을 소록소록 맛보고 있다.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어라.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 것이지마는 앗아간 것을 어찌하리오! 고교시절 고문수업에 배운 處容歌 내용이다.

처용의 정체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주석을 달고 깊은 설화의 세계를 이해하는 게 참 어려웠던 기억이다.

그런 중에서도 한 가지 또렸이 기억나는 내용은 아랫목 이불속에 나란히 누워있는 빼빼로 보다는 두터웠을 4개의 다리를 즉 현장을 목격하고 돌아서는 모습에서 위협에 의한 역신의 굴복이거나 체념 관용 포용 등에 의한 역신의 굴복이라는 점이다.

지난번 언급한 황혼이혼에서도 그러하지만 신혼이혼 포함한 남녀가 헤어지고 등을 돌리는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가 상대방의 부정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평생을 서로 아끼고 사랑하겠느뇨? 라는 주례사의 질문에 모두다 “예”라는 대답을 하였을 텐데…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까지 따다바칠 정도로 모든 것을 다 해주겠지만 세상이 끝나고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딱 한 가지 못해주는 것이 바로 영원히 사랑해주는 것이라는 씁쓸하지만 냉엄한 사실.

그런데 굴복인지 관용인지 모르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處容이 보여준 행동 비슷하게 우리가 행한다면 우리 세상은 男女가 與野가 南北이 勞使가 醫藥이 醫와 漢醫가 좀더 인간답게 사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김현식〈강동 댄스 & Sexuality Therapy Clinic 원장,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KODTA) 부회장, SMA DDC 부회장, DAS Korea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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