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19일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인권대회가 열렸던 날이다.
1848년 7월19일 Lucretia Mott와 E.C. Stanton이 주창한 미국 여성인권대회가 뉴욕 주 Seneca Falls에서 열렸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법적지위 등 6개 주제별 세션으로 이틀에 걸쳐 진행된 행사에는 40명의 남성 포함 약 300여명이 참석하여 그 중 100여명이 `남성과 여성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라고 시작되는 선언서에 서명했다. 이 소신 선언문 Declaration of Sentiments는 여성 참정권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최초의 문건이자 여성인권 조직운동의 시발점으로 일컬어지며 그 이후 여러 사건과 우여곡절 끝에 1920년 8월 미국이 연방법으로 21세 이상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하게 되었다.
이렇듯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로 대별되는 유색인종과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어 평등한 사회가 되었다는 미국에서조차 아직도 성별 간, 인종 간 특히 흑백의 갈등과 충돌이 이어지며 준 전시상태나 내란 우려를 걱정한다는 소식이다.
얼마 전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과 그 후 이어지는 감정 섞인 논쟁들이 성대결과 여성혐오 현상과 끔직한 범죄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과 진영논리로 상대방과 상대집단에 가해지는 편견과 매도와 극렬한 투쟁은 결국에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가는 현상과 무소불위의 힘으로 무장한 거대하고 힘겨운 상대를 키워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현재 우리 눈앞에서 우리 이웃들에서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법의학 수업 중에는 접한 자살과 타살 구분법과, 사체 검안 시 사고나 과실인 경우와 악감정과 증오나 치정에 의한 살인에서의 상처와 치명상에 대해 배운다. 이 때 접해 본 Hate Crime과 Homicide는 그때도 섬뜩한 단어였는데 요새 신문에서 언론에서 접해본 혐오범죄, 증오범죄, 묻지 마 살인이라는 단어들은 여전히 불편하고 깨름칙하며 섬뜩해지기까지 하다.
과거 대한민국 여성부는 Minister of Gender Equality 흔히 MOGE로 불렸다. 성평등부라는 이름보다는 여성부로 지금은 여성가족부가 정식 명칭이지만 그 정책에 불만족하는 많은 사람들의 원성이 대단했었다. 한쪽 편을 들고 편협한 이론에 근거한, 이상에 치우친 어설프고 미숙한 막가파식 정책의 예를 들자면 청소년 성관계는 합법이고 성관계에서 쾌락은 불법이라거나 최근에는 여성진료를 하는 의사의 문진 등의 진료활동에서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면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는 자의적 유권해석들이 그것이다.
모든 스포츠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공정성이다. 얼마 전 밤잠을 설치게 하고 손에 땀을지게 만든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Copa America Centenario와 유럽에서의 EURO 2016 축구경기에서 경기에서 심판의 휘슬과 카드색깔에 따라 분개하고 승복할 수 없어 난동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목격했다.
어쨌거나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우리 속담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겠다. 또 하나 비관 섞인 예상이 틀리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앞으로도 오랬 동안 우리사회에서 국적·출신·성별·여야·가진 자와 못가진 자 뿐 아니라 억울함과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상실감과 절망감 끝에서 제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이 무더운 여름에 더욱더 무덥고 무섭게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과 우리를 힘들고 슬프게 할 것이라는 안타까움과 불안감이 나만의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김현식〈Art Dance & Sexuality Therapy Clinic원장, KODTA 한국예술치료의학회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댄스동호회 부회장, DrKim 여성의학Clinic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