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에도 자랄 수 있는 간유리 폐결절···국내 첫 장기 관찰 연구
10년 뒤에도 자랄 수 있는 간유리 폐결절···국내 첫 장기 관찰 연구
  • 남궁예슬 기자
  • 승인 2024.12.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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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25년간 135개 결절 추적 관찰 결과 발표
10년 이후 크기 변화 확인···최장 14.9년 만에 자란 사례도 보고
초기 크기 7mm 이상 결절, 조기 폐암 가능성 있어 지속 관찰 필요

10년 동안 크기 변화가 없던 폐의 순수 간유리 결절이 뒤늦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엄상원 교수와 남현승 임상강사, 강북삼성병원 김보근 교수 연구팀은 ‘체스트(CHEST)’ 최근호에 순수 간유리 결절을 가장 오랜 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1997년부터 2006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저선량 흉부 CT로 폐 검사를 받은 환자 89명과 135개의 간유리 결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결절들은 2022년까지 관찰됐으며, 연구 기간은 25년,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93개월(약 16년)에 달한다.

▲ 순수 간유리 폐결절이 10년 동안 크기 변화 없이 안정적이더라도 시간이 지나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2002년에 저선량 흉부 CT 검사로 7mm 크기의 결절을 발견한 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왼쪽 사진, 빨간 화살표로 표시). 연구팀은 이 환자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며 관찰했고, 약 11년 뒤인 133개월 만에 결절이 커진 것을 확인했다(오른쪽 사진, 빨간 원 안). 이후 환자는 양성자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전체 결절 중 23개(17%)가 크기가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8개는 관찰 시작 후 5년 이내, 12개는 5년에서 10년 사이에 변화가 생겼다. 주목할 점은 10년 이후에 크기가 커진 3개의 결절(3.9%)이다. 가장 긴 경우, 처음 진단 후 크기 변화까지 179개월(약 14.9년)이 걸렸고, 나머지 두 결절도 각각 133개월(약 11.1년), 135개월(약 11.3년)이 걸렸다. 이 중 한 병변은 양성자 치료를 진행했고, 나머지 두 개는 추가 관찰 중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크기가 커진 결절은 처음 발견 당시 평균 크기가 7mm로, 변화가 없던 결절(평균 5mm)보다 컸다. 연구팀은 발견 당시 크기가 7mm 이상인 결절은 꾸준히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상원 교수는 “순수 간유리 결절은 아주 천천히 자랄 수 있으며, 장기간 크기 변화가 없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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