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2012 올해는 6·25전쟁 62주년이요, 연평해전 10주년, 그리고 57번째 현충일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몰군경을 비롯한 많은 지사들을 위한 추념식과 그들을 기리는 행사와 모임들이 열린다.
우리를 위해 국가에 일정기간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겠다는 백지어음을 발행한 이들이며 그 과정에서 소중하고 소중한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바친 분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젊은 시절 한때를 해군 군의관으로 3여년을 보낸 적 있어 10여년전 4강 신화의 축구열기에 들떠있을 때와 나 자신의 한때 출동 현장이었던 서해해상에서 2년여전 스러져간 천안함 장병들 우리 해군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성인용 동화를 기억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마지막에는 생명까지 주어버리는 이타적인 사랑을 교훈적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건강과 행복과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고마움과 이세상의 모든 기쁨과 즐거움과 쾌락과 성생활과 예술 활동들을 즐기며 살게 해 준 그리고 생명까지 아낌없이 내주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가져보는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1995년초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최민수, 고현정 주연의 TV드라마 모래시계를 떠올려본다. 방영시엔 온 시내가 조용하고 집으로 곧장 귀가하는 직장인들로 귀가시계라는 별명이 생겨날 정도로 온 나라를 전율케 한 드라마.
삽입곡 중 Iosif Kobzon의 장중한 바리톤 목소리가 인상적인 Zhuravli. 백학으로 번역된 곡이다. Viennese Waltz는 보통 발랄하고 생기 넘치며 역동적인 곡이지만 이곡은 장중하고 엄숙하며 무거운 또 다른 Viennese Waltz의 멋과 맛을 보여준다.
러시아곡이라는 점이 걸리지만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스러져간 병사들을 기리는 가사내용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곡이기도 하다.
나는 가끔 병사들을 생각하곤 하네, 붉은 피로 물든 들녘에서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이 잠시 고향 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하얀 학으로 변해버린 듯하여….
오래전부터 학들은 계속해서 날아만 가네. 그러면서 우리를 하염없이 부르고 있다네.
우리는 왜 자주 슬픔에 잠긴 채 말을 잃고 먼 하늘을 바라만 보아야 하는지….
It seems to me that sometimes that soldiers
Who didn't come home from the blood-soaked battlefields,
Weren't laid to rest in the earth,
But turned into white cranes….
That ever since that time long ago
They have been flying, calling,
Maybe that's why we often, and sadly,
Fall silent, staring into the sky!
김현식〈강동 댄스 & Sexuality Therapy Clinic 원장,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KODTA) 부회장, SMA DDC 부회장, DAS Korea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