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기준으로 알려진 三紅, 三白, 三黑이 있다. 三紅은 입술, 볼, 손톱은 붉고 三白은 피부, 이, 손은 희고 三黑은 눈동자, 눈썹, 머리카락은 검어야한다는 것인데 여기에다 키, 머리카락, 팔다리는 길어야 하고(3長) 치아, 귀, 발길이는 짧아야 하고(3短) 가슴, 이마, 미간은 넓어야 하고(3壙) 엉덩이, 입술, 유방은 도톰해야 하며(3厚) 손가락, 허리, 발은 가늘어야하고(3細) 손바닥, 발목, 콧구멍은 애처롭게 가늘어야 하고(3薄) 유두, 코, 머리는 작아야 한다(3小)는 것이 더해져서 이를 충족시켜야 절세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 미인이 되기 참으로 힘들게 느껴진다. 당연히 여성학자 등 부류의 사람들은 전근대적인 여성을 속박하는 가부장문화로 치부할 것 같다.
오늘부터 8월초 중순까지 여름휴가 기간 동안 대부분 도심의 상가가 문을 닫고 덩달아 우리 병의원 원장님 의사선생님들도 모처럼의 격무에서 해방되고 일상을 떠나 나름대로 뜻 깊은 시간을 보내시면서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으로 삶의 활력을 찾으실 것이다.
여름휴가철 풍경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는 노출의 계절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의 노출이 과감해지고 대담해 진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시리라. 사회 전반에 걸친 sexy code에 힘입어 내노라하는 연예인들과 이름외우기도 벅찬 걸그룹들은 말할 것도 없이 일반인들에게도 노출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특별명사가 아닌 일반명사가 된 듯하다. 덕분에 많은 남성 동지들의 눈도 마음도 싱숭생숭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기인듯하다. 여담이지만 아청법을 기억하시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 끈 고쳐 쓰는 오해받을 일은 없길 바란다.
노출의 계절에 노출의 시대에 인체 여러 부위가 노출되겠지만 최근에 논쟁이 일고 있는 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였지만 끝없는 논쟁소재가 다시 재연됨이 옳은 표현이 됨직한 겨드랑이털 즉 겨털 논쟁이 그것이다.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에 굵은 골격과 더부룩한 수염으로 대변되는 Muscularity는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을 연상시키며 부드럽고 탄력성 있는 몸매와 웨이브지는 곡선의 부드러움과 매끈한 피부의 Femininity는 여성을 여성답게 규정짓는 양대 여성호르몬인 Estrogen과 Progesterone, 진한 애정과 정서적 유착을 공고해주는 Oxytocin과 유즙을 분비케해 주는 Prolactin 등 많은 Hormone의 결정체이다. 즉 Muscularity보다 Femininity가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음양오행에서도 양병보다 음병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일 것이다.
올해 초 유명가수 마돈나가 SNS상 자신의 sexy 사진을 올려 화끈한 노출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겨털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진 몇 장을 자랑스럽게 실었으며 얼마 전에는 영국에서 한 사진작가는 겨털이 무성한 모델로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관습과 편견적 기준에 도전해보는 작품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일반대중이 오랜동안 여성의 제모에 대한 세뇌를 받아 잘못된 사회적인 관습에 얽메여 자연미를 잃어버렸다는데 글쎄라? 여담이지만 그 사진작가의 촬영에 동원된 한 여성모델은 도저히 자신의 겨털을 보일 수 없다며 촬영 도중 도망쳤다나 뭐라나 ㅎㅎ.
많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민 어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과감 패션으로 Topless나 Evening Dress 등을 뽐낼 기회는 많지는 않지만 특별한 상황 즉 운동이나 Dance모임들에서는 자연스런 경험이다. 특히 대부분의 Dance에서 숙녀분의 의상은 여성성을 충분히 표현하고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키는 예술 그자체이다. Muscularity를 의미하는 짙은 겨드랑이 털과 숙녀분의 Evening Dress는 최악의 조합일 것이다.
사회적 인습과 편견에 도전한다는 문제의식도 의미가 있겠으나 선머슴이나 중성모양새 여자보다는 여성성이 풍부하고 몸매 라인이 수려한 숙녀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여성과 같이하고 싶은 건 모든 남성들과 신사분들의 로망이 아니겠는가. Dance에서도 Sex에서도.
김현식〈Dance & Sexuality Therapy Clinic원장, KODTA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SMA DDC 부회장, DAS Korea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