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성심병원 연구팀, 코로나가 대장암 합병증 ‘1.7배’ 높였다
동탄성심병원 연구팀, 코로나가 대장암 합병증 ‘1.7배’ 높였다
  • 박한재 기자
  • 승인 2024.09.10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비율 높은 지역의 2·3차 대학병원 5곳서 대장암 수술받은 2038명의 수술결과 분석
합병증 발생률, 코로나 기간 수술 27%, 코로나 이전 수술 15.6%···1.7배 증가
김종완 교수, “감염 우려로 병원 방문 주저하면서 대장암 진단 지연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병원 방문이 엄격해지고,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주저함에 따라 대장암의 진단이 늦어지거나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합병증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 팬데믹이 대장암의 임상 및 병리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 후향적 다기관 연구(Impact of COVID-19 pandemic on the clinical and pathologic characteristics of colorectal cancer: a retrospective multicenter study in South Korea)’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인 ‘Cancer Management and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의 임상연구과제 지원을 받아서 이뤄진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 병원 등 인구 비율이 높은 서울시, 경기도, 강원도 지역의 2차 및 3차 대학병원 5곳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2038명의 수술결과를 분석했다. 이 중 987명은 코로나 유행 전인 지난 2017~2019년에, 나머지 1051명은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020~2022년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그 결과 코로나 기간 수술그룹의 합병증 발생률은 27%로 코로나 이전 수술그룹 15.6%보다 1.7배 증가했다. 또 2개 이상 합병증 비율(코로나 기간 41.2%, 이전 33.1%)은 1.2배, 3~5등급의 중증 합병증 비율(코로나 기간 10.8%, 이전 7.2%)은 1.5배 증가해 코로나 기간 수술그룹이 이전 수술그룹보다 높았다. 합병증으로는 수술 부위 감염, 장마비, 출혈 등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술 후 합병증 비율의 차이를 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코로나 기간 수술그룹은 코로나 이전 수술그룹에 비해 응급수술 비율(코로나 기간 11.6%, 이전 7.9%)은 1.5배, 장루 형성 비율(코로나 기간 27.4%, 이전 21.4%)은 1.3배, 직장암 환자 비율(코로나 기간 12.5%, 이전 8.9%)은 1.4배 높았다. 

또 코로나 기간 수술그룹은 암이 더 많이 진행돼 코로나 이전 수술그룹보다 종양의 주변 림프관 침윤 비율(코로나 기간 46.6%, 이전 37.5%)은 1.2배, 종양이 주변 침윤과 함께 장벽의 모든 층으로 확장된 T4 단계 비율(코로나 기 19.4%, 이전 13.9%)도 1.4배 높았다.

김종완 교수는 “코로나 기간 응급수술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수술 전 대장 내부를 비우는 장 정결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 문합부 누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장루 형성률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 기간에 정기 검진의 감소로 결장암 진단은 줄었으나, 혈변과 항문 통증 등 증상이 동반되는 직장암 진단비율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기간에 병원 내에 코로나 환자들이 급증하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주저하면서 대장암 진단이 지연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진단 및 치료의 지연은 수술 후 합병증 증가와 장루 형성에 따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두 그룹의 2년 생존율은 91%로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이를 대장암 수술 후 추적 기간이 평균 24개월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향후 장기간의 추적관찰 결과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