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의사회, ‘송파미래발전포럼 제2차 심포지움’ 성황리 개최
송파구의사회, ‘송파미래발전포럼 제2차 심포지움’ 성황리 개최
  • 박한재 기자
  • 승인 2024.11.04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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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1인 가구의 우울증과 자살’이라는 주제로 최신 지견 공유
의료계와 지역사회의 역할 점검···사회 전반적인 협업과 노력 강조
이동인 사직 전공의 "자신의 상태 인식하고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이중선 교수 “청년 우울증 접근 방법 달라야···센터와 지역사회 함께 노력해야”
임현선 회장 “보건소는 미래세대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청년 우울증 및 자살 예방과 치료에 있어 의료계와 지역사회의 역할을 점검하며, 사회 전반적인 협업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파구의사회가 지난 1일 오후 7시 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청년, 1인 가구의 우울증과 자살’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송파미래발전포럼 제2차 심포지움'이 많은 회원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심포지움에는 임현선 송파구의사회장(서울시의사회 부회장)과 조성래 강동구의사회장, 임민식 동대문구의사회장을 포함해 관내 개원의, 전공의 등 의료 관계자들과 박정훈 국회의원(국민의힘),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혜숙 송파구의회 의장, 송기호 송파구 지역위원장(더불어민주당), 신영재 송파구 재정복지위원회 위원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임현선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여러 통계를 보면 청년과 1인 가구의 우울증과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송파가 서울에서 관악에 이어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한 곳이고, 이들의 마음이 건강해야지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포럼을 통해 회원들의 많은 토론과 좋은 제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은 조성래 강동구의사회장을 좌장으로, △청년의사가 바라본 청년우울증(이동인 서울아산병원 전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송파구 정신건강 복지센터의 역할과 사업소개(이중선 송파구 정신건강복지센터장,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기조 강연을 맡은 이동인 사직 전공의는 청년 우울증의 예방 및 치료방안에 있어 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이 씨는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 ‘삼포세대’를 언급하고, “청년들이 포기하는 것이 늘어 이제는 N포세대가 됐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을 경험하고 있고, 이는 더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울증에 대해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감을 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떨어트려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우울증을 자세히 다루기 위해서는 우울한 기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DSM’과 함께 우울 증상을 선별하기 위한 다양한 설문 도구를 소개했다.

우울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신력이 약해서’라는 고정관념은 사실이 아니다. 정신질환으로서의 우울장애는 정신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면서 △유전적 요인(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가족력) △생화학적 요인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 △사회/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외상 경험, 학업, 취업, 대인관계 등의 압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우울증 상태에 빠지면 다소 생각하게 되는 범위가 좁아지게 되고, 어느 순간 자살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서도 “자살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입해서 도와줄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 10명 중 8명 정도는 소극적으로나마 주변에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사자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동인 씨는 “청년 우울의 조기 발견은 치료 성공률을 크게 높인다. 청년들이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동시에 병행할 수 있게끔 더 사회적으로 마련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지역사회, 학교와 직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기조강연에서는 ‘송파구정신건강복지센터’의 연혁과 역할, 진행 사업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이중선 교수에 따르면 송파구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는 2005년 5월 설립된 이후 서울아산병원과 위탁운영 협약을 체결해 중증 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와 일반인 대상의 정신건강 교육뿐만 아니라 홍보 사업, 여러 기관과의 연합 활동 등 송파구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운영체계와 관련해서는 올해 송파구 보건소 직영에서 다시 서울아산병원 위탁운영 체계로 변경됐다. 

센터는 △가족지원사업 △정신건강증진사업 △정신건강위기대응사업 △자살위기지원사업 △자살유족지원사업 등 △일반상담 △지역사회 연계 △사례 관리 △교육 △치료비 지원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치료 전담보다는 상담을 통해 문제를 판단하고 의료기관에 연계하거나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올해 리모델링을 통해 직원뿐만 아니라 환자와 회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새롭게 시작하는 특화사업 ‘인생정원’을 강하게 어필했다. 인생정원은 지역 주민, 당사자(정신질환자), 지역사회가 모여 하나의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현재 아산재단, 송파구청 등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교수는 “20명 규모로 시작해 현재 여러 가지 긍정적인 교육을 받고 있고, 내년 봄 정도 되면 본격적으로 저마다 나무를 심을 것 같다”며 “이게 잘 된다면 다른 200개 센터에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개선하고 모델화를 통해 다른 지역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파구의사회에도 “내년 봄에 나무를 심을 텐데 가능하시다면 나무를 기증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임현선 회장도 “한 그루는 꼭 기부하겠다”며 화답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는 임민식 동대문구의사회장을 좌장으로, 기조강연 발표자와 함께 김선화 마천종합사회복지관장과 공재연 인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공재연 위원장은 “청년 우울증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이 사회/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경제에 대한 불안이 많고, 양극화 문제 또는 상대적인 소외감 등을 많이 호소한다”며 “청년들이 좌절하는 걸 잘 보면 생각하는 게 굉장히 단순하고 좁다. 교육할 때부터 내 의견도 얘기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들으며 폭넓게 이해하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적·철학적 소양을 많이 교육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 

김선화 관장은 “사회복지 영역이 결국 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보니 청년, 1인 가구의 우울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며 “복지관들에서는 고립된 1인 가구 주민이 지역으로 나올 수 있도록 찾아내는 발굴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 외의 공간에서 너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유대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제시하고, “의료영역은 전문적인 부분이라 막히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오늘 자리를 통해 여러 기관과 협력할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공유된 가운데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설문 조사나 치료를 권유하는 등 접근 방법과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 또는 참여 유인책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먼저 환자 접근법에 대해 이중선 교수는 “자살 고위험군을 빨리 발견하는 것은 의사들만의 역할은 아닌 것 같다”며 “의사 본인이 자신감이 없다 보니 권하기 어려워하시는 부분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의사들이 기관 방문을 권고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다만 ‘병’보다는 ‘어려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청년 유인책에 대해서는 “청년의 경우에는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울 극복 성공담 멘토멘티 등 또래에 의한 프로그램 관련 제언에도 “센터와 지역사회 전부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검토해 추진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임현선 회장은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진료의 부분은 의료에 맡기고, 정신건강 분야에 여력을 다해 미래세대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 박정훈 국회의원(좌), 남인순 국회의원(중), 이혜숙 송파구의회 의장(우)

한편 포럼에 참석한 박정훈 의원은 “우리 지역사회를 위해 송파미래발전포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저도 늘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남인순 의원 역시 “몇 년 전부터 데이터를 공유받으며 관심이 많았는데 송파미래발전포럼에서 이런 주제를 다뤄주셔서 굉장히 반가웠다”며 “저도 보건복지위원으로서 대한민국 정년의 정신건강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혜숙 의장은 “포럼이 이번 제2회를 통해 점점 더 발전하기를 기원하겠다”며 “많은 논의를 통해 우울증 청년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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