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마약청정국 시대’ 20년 전에 끝났다···마약 중독자 규모 ‘100만 명’
[국감] ‘마약청정국 시대’ 20년 전에 끝났다···마약 중독자 규모 ‘100만 명’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2.10.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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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 500명 치료에 2~30억 드는데···내년도 예산 8.2억원 ‘동결’
‘예산 부족·인력 부족·저수가’ 삼중고에 국가 지정 치료기관도 치료 포기
“처벌·단속 위주 정책은 실패”···‘치료명령’ 강화하고 ‘재활 기반’ 마련돼야

최근 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중독 치료 인프라 및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지적 대상이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6000명 이상, 그 중 청소년은 450명에 이른다. 심지어 전체 마약류 중독자 규모는 10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나, 정부 지정 치료보호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인원은 한 해 300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 지정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운영 실적도 저조하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제출받은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정 기관 21개소 중 지난해 100명 이상을 치료한 곳은 인천참사랑병원과 국립부곡병원 단 2개소뿐이다. 3개소는 2명, 3개소가 1명을 치료했고, 나머지 13개소는 치료 실적이 전무했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마약지수는 1999년에 이미 20을 넘겨 청정국이 아닌 통제필요국가로 분류된다”며 “불법 마약은 물론 의료용 마약류 남용도 젊은 층을 위주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국내 마약 확산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러면서 “마약중독자는 성격장애와 전과 등 기피 요소가 많아 이들을 보는 의사가 손꼽을 정도로 적다”며 “게다가 해당 병원이 지정 기관인지 모르는 병원도 많고, 예산이며 시설도 부족하다보니 특히 민간병원에서는 이득이 없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국내 치료 환경의 열악한 실태를 알렸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도 “치료 노력에 상응하는 수가체계가 부재하다”며 “마약류 중독 치료를 하는 병원이 없어 전문가 배출도 되지 않고 있어 저희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조 원장은 "치료비 예산만 지원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충분한 인력과 시설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조 원장에 따르면, 500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한 해 2~30억 원이 들지만 내년도 치료비 예산은 8억2000만 원으로 동결됐다.

천 원장은 “처벌 위주 정책은 실패했다. 마약청정국 이미지를 끝내고 정부가 통합적 차원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치료명령 강제시스템,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실질적 지원, 환자 재활시스템 등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마약 중독 치료 예산, 인원, 시설 문제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소아청소년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의료진 부족, 저수가 문제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도 “마약사범이 느는 이유는 관세청 단속으로 공급책 적발이 늘었기 때문이다. 단속으로 끝낼 게 아니라 투약사범에 대한 중독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라면서 “마약과의 전쟁 선포가 형식적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복지부가 근원부서로서 관련 TF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복지부의 적극 행정을 요구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26년에 예정된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와 별도로 내년에 청소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의료진 부족, 수가 체계 문제도 살피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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