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항균제···‘초고속’ 처방 가능해졌다
패혈증 항균제···‘초고속’ 처방 가능해졌다
  • 우다영 기자
  • 승인 2024.07.25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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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배양 생략해 13시간 이내···48시간 단축
패혈증 환자 예후 향상 및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표준 될까
서울대병원 교수팀, 퀀타매트릭스와 공동연구
▲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박완범·김택수·김인호 교수, 서울대 권성훈 교수

패혈증 치료에 필요한 ‘항균제 감수성 검사’ 소요시간을 기존 대비 48시간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박완범(감염내과)·김택수(진단검사의학과)·김인호(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서울대 권성훈(전기공학부) 교수는 ‘퀀타매트릭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uRAST)’ 기술 임상시험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패혈증은 병원균 감염으로 인해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매시간 사망률이 약9%씩 증가해 신속한 항균제 처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항균제 감수성 검사는 혈액 배양과 병원균 동정 단계를 포함하여 오랜 시간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다.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uRAST) 진행 순서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위해선 먼저 36~48시간의 ‘사전 배양(혈액 배양+순수 배양)’을 통해 충분한 수의 병원균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24~36시간의 ‘병원균 동정 및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통해 병원균의 종류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항균제를 찾는다. 특히 사전 배양 초기 단계인 ‘혈액 배양’은 병원균의 성장 속도에 따라 최소 1일부터 최대 7일까지 소요될 수 있다. 이 단계를 단축하는 것이 패혈증 예후 개선을 위한 도전과제였다.

합성나노입자를 활용한 uRAST의 병원균 분리 단계
합성나노입자를 활용한 uRAST의 병원균 분리 단계

연구팀이 개발한 uRAST는 혈액 배양 단계를 생략하고, 합성나노입자를 투여해 혈액 속 병원균을 직접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합성나노입자는 병원균의 공통된 분자구조를 인식해 병원균에 달라붙고, 자석을 이용해 빠르게 분리된다. 이후 60분 이내로 혈액 속 병원균의 대부분을 얻을 수 있다.

또한, 6시간 신속 배양으로 감수성 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병원균을 확보할 수 있다. 최소 36시간이 걸렸던 사전 배양 시간을 단축해 신속한 후속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배양 이후 실시하는 병원균 동정 및 항균제 감수성 검사 과정에서 퀀타매트릭스의 신속 병원균 동정(QmapID)과 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dRAST)를 도입했다. 그 결과, 최소 24시간이 걸렸던 기존 소요시간을 6시간까지 단축했다.

패혈증 감염 의심 환자 19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uRAST는 10mL의 전혈만으로 모든 검사를 ‘13시간 이내’ 완료했다. 이는 평균 약 48시간 단축돼 기존 장비 대비 검사 시간이 개선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입증된 가장 빠른 속도의 항균제 감수성 검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표준 검사방법과 비교했을 때, uRAST는 병원균 동정 단계에서 100% 일치하는 수준으로 균 식별이 가능했으며, 감수성 검사의 CA(범주적 정확도, Categorical Agreement)는 FDA 기준을 충족하는 94.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완범 교수(감염내과)는 “항균제 감수성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최적 항균제를 적기에 투여받지 못해 안타깝게도 사망하는 환자들이 종종 발생한다”며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가 가능한 uRAST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나아가 패혈증 치료의 혁신을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수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채혈 후 빠른 시간 안에 필요한 모든 진단 검사 과정을 통합한 uRAST 기술은 패혈증 진단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uRAST가 신속하게 병원균의 종류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항균제를 찾는 신의료기술로 활용되어 패혈증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발된 uRAST는 ‘네이처(Nature, IF;50.5)’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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