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병원 개설 심의 의무화 법안 발의···“무분별 증설 막아야”


안양시의사회(이하 의사회)가 22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안양시의 의료기관 개설위원회가 병상수급 계획에 반해 아동병원 개설을 심의했음에도 보건소가 직권으로 허가를 내렸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의사회는 “이 같은 무분별한 병상 증설이 수도권 병상 과잉을 심화시키고 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개설 허가 철회를 요구했다.
안양시 의료기관 개설위원회는 최근 안양시에 60병상 규모 아동병원 개설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는 안양권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을 바탕으로 병상 추가 개설이 필요한지 여부를 논의했다. 현재 안양샘병원 425병상, 과천고대분원 500~600병상, 치매안심병원 250병상 등 약 1200병상이 공급될 예정이며, 기존 소아병상은 이미 100병상 이상 확보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위원회는 현재 평촌한림대성심병원 42병상, 안양샘병원 30병상, 원광대산본병원 30병상의 소아병상 중 실제 가동률이 50%를 넘지 않는 상황에서 소아환자 중심의 병상 추가 공급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신규 아동병원은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등 전문 진료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경증환자 위주 병원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위원회는 경기도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에 따라 이미 승인된 병상 수 외 추가 병상 공급은 의료비 증가, 지역의료체계 불균형 심화, 비효율적 의료이용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개설 불가 의견을 제출했다. 그러나 보건소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을 이유로 아동병원 개설 허가를 강행했다.
보건복지부의 답변에 따르면, 시·도지사가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경우 위원회가 병상 과잉을 이유로 개설 불허 의견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2024년 1월에 병상수급 계획을 이미 확정하고 이를 공포한 상태다. 이에 안양시의사회는 “위원회의 심의가 정당하며, 개설 허가는 의료법 제33조 4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여성경제신문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에서는 2027년까지 약 10만5000병상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 병상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개설 허가는 병상수급 기본시책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양시의사회는 “위원회의 법적 구속력을 강화해 무분별한 병상 증설을 막아야 하며, 전문가의 판단을 무시한 결정이 반복된다면 정부의 병상관리 정책에도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병상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관 개설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요양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개설 시 심의를 의무화해 수도권 병상 과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안양시의사회는 “이 개정안이 신속히 통과돼 병상 관리 체계가 확립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