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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서울특별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한미애 입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창립 10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09주년을 맞는 2024년 올 한 해 동안 새로 출범한 36대 서울시의사회 집행부가 오늘 생일을 맞기까지 의료농단 사태라는 109년의 긴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없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 속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서울시의사회에 대한 압수수색과 전임 회장 및 이사들과 회원들 심지어 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전임 회장에 대한 면허정지까지 현 정권이 자행한 폭거 속에서도 다들 잘 버텨 주셨습니다.
1915년에 한성의사회로 출발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선배님들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시고 헌신과 노력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지금의 서울시 의사회를 물려주셨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 전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숭고한 정신을 잃지 않으시고 대한민국의 의료를 발전시키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한성의사회 발기문 초입에 보듯이 뭉치면 이루고 흐트러지면 그르친다는 것은 명확한 이치임에도 지난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들은 선배님들의 그 가르침을 제대로 떠받들지 못하고 의료계의 고비가 올 때마다 하나의 소리를 내지 못하여 번번이 정부에게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할 권리를 내어주었음은 물론이고 그러다보니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환자와 국민들까지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올 한 해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라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우리 의료계 모두가 힘든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잊고 있는 정부에게 아무리 이야기해도 듣지 않는 정부에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그래도 계속 설득해야 한다고 어찌 보면 무모하고 고지식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대위가 활동하고 있으면서 새로운 의협회장의 선출을 기다리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 서울시의사회는 전국에서 가장 큰 지역사회 의사회로 책임감을 가지고 타 지역의 모범이 되는 단체입니다.
긴 행군이 되다 보니 처음의 결기는 점점 약화되어가고 회원들의 무관심과 각 직역간의 입장차이로 인해 서로 간의 이해의 온도는 자꾸 낮아져 가는 느낌입니다.
전공의와 학생들은 다 내려두고 나갔는데 선배 된 우리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무엇 하나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서로에게 내려놓지 못한다고 손가락질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모든 직역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들 스스로의 근본적인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한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타협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히 구분하고 우리가 옳다고 믿는 방향이라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 같이 힘을 모아서 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 지는 부족한 저로서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날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곧 수시 합격자 발표가 있고 정시 모집이 있고 3월 턴 전공의 모집절차도 12월에 시작 됩니다. 새해가 닥쳐오고 2025년도 입학이 다가올 겁니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하지 맙시다.
적어도 한성의사회의 정기를 이어받은 우리 서울시의사회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런 시기에 이런 직책을 맡게 됨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조용히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각자가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서울시의사회 창립 109주년을 축하드리며 올 한 해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결코 잊지 맙시다.
반드시 딛고 일어서서 110주년, 120주년, 150주년, 200주년 우리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서울시의사회를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