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스캔·형상기억고분자 활용···신생아 연골 가소성 활용한 정밀 교정
범용 기성품보다 효과 높고 기간 짧아···총 312건 중 178건 맞춤형 성공

강병철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개발한 신생아 맞춤형 귀 교정 장치가 최근 특허 등록을 마쳤다. 3D 스캔 기술과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한 본 장치는 국내 최초로 환자 개개인의 귀 모양에 맞춰 제작되는 방식으로, 기존 범용 기성품과는 차별화된 교정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장치는 특히 생후 6주까지의 ‘골든타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 교수는 “생후 초기에는 엄마에게서 전달된 호르몬의 영향으로 귀 연골이 부드럽고, 이 시기 교정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 시점을 놓치지 않고 정밀한 맞춤 교정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발 초기에는 직접 귀를 3D 스캔하는 방식이 계획됐으나,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환경의 한계로 인해 신생아실에서 귀 본을 떠 간접 스캔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대학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김돈한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장치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장치는 귀 변형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하며,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해 신생아의 성장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에 강 교수는 교정기를 “해피뉴이어(Happy new ear)”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다. 외관 개선뿐 아니라, 매몰귀나 접힌 귀로 인한 안경·마스크 착용 불편 등 기능적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실제 적용 사례는 312건에 달하며, 이 중 178건은 맞춤형 교정기를 사용해 성공적으로 교정됐다. 효과가 입증되면서 울산뿐 아니라 경주, 포항, 예천, 함안 등 전국 각지에서 보호자들의 자발적인 내원이 이어지고 있다.
강 교수는 “성장 후 수술 없이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를 제시하고 싶었다”며 “아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 등록은 국내 최초로 개별 맞춤형 귀 교정 장치에 대한 기술 권리를 확보한 사례다. 향후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기술 수출 가능성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한 국제 특허 출원 및 추가 임상 연구가 추진될 예정이다.